이전 포스팅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 : 읽히는 글의 비밀을 찾아서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잠재고객을 찾는 일은 마케터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영역이죠. 표면적으로는 데이터와 수치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사람’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잠재고객이라는 단어 속에는 ‘아직 피어나지 않은 가능성’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마치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봉오리처럼, 그들과의 관계는 우리가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달라지지요.
잠재고객의 오해와 현실
잠재고객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오해가 많습니다. ‘아직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잠재고객은 단순히 미래의 구매자가 아닌, 브랜드와의 관계를 아직 정의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작년, 어느 스타트업의 마케팅을 맡았을 때였어요. 회의실에서 “잠재고객층을 넓혀야 합니다”라는 말이 나왔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잠재고객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못했지요.
잠재고객은 시장의 파도에 둥둥 떠다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은 이미 자신만의 삶의 흐름 속에서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을 억지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후발주자, 그리고 잠재고객의 발견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후발주자로서의 시작입니다. 이미 시장에는 선두주자들이 자리잡고 있고, 우리는 30페이지, 40페이지에 머물고 있지요. 그런 상황에서 잠재고객을 발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누군가 검색 결과 30페이지까지 넘어온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 페이지의 정보에 만족했다면, 그토록 깊숙이 들어올 이유가 있었을까요?
여기에 후발주자로서의 기회가 있습니다. 잠재고객의 미충족 욕구, 기존 시장이 채우지 못한 갈증을 발견하는 것이죠. 그들이 왜 더 찾아보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해 계속 검색하고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차별점이 될 수 있습니다.

숫자가 아닌 이야기를 찾아서
잠재고객을 발굴한다는 것은, 사실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과정입니다. 숫자와 데이터만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사람들의 미묘한 니즈와 갈망을 포착해내는 일이죠.
어떤 분들은 키워드 분석과 타겟팅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달, 저는 한 가구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의 잠재고객은 가구를 살 때 무엇을 가장 두려워할까?” 놀랍게도 답은 ‘실패한 선택’이었어요. 단순히 제품의 품질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었죠. 이 미묘한 감정을 발견했을 때, 우리의 메시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잠재고객을 만나는 진짜 방법
잠재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언어가 아닌, 그들의 언어로요.
최근 경험한 화장품 브랜드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피부 트러블’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했지만 실제 고객들은 ‘피부가 예민해졌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했어요. 이런 작은 차이가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를 가르더군요.
잠재고객의 언어를 찾는 일은 마치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디가 어딘지 헷갈리지만,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카페, 그들이 만나는 장소, 그들이 사용하는 표현을 알게 되면 조금씩 그 도시의 리듬을 이해하게 되지요. 잠재고객을 만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재고객과의 지속가능한 관계 맺기
한번 발견한 잠재고객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빠른 전환만을 목표로 한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진정한 관계는 서두르지 않는 법이지요. 잠재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여정의 각 단계마다 의미 있는 접점을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아가는 것. 이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비결입니다.
어쩌면 잠재고객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의 오만함을 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직 우리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시선 속에는, 그들이 언젠가는 우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으니까요. 하지만 진정한 마케팅은 그런 오만함을 내려놓고, 그들의 삶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지 겸손하게 질문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결국 잠재고객 발굴은 수치화된 타겟팅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진실한 순간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단순한 ‘고객’이 아닌,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