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 그 이상의 무언가
처음 콘텐츠 기획안을 작성하던 날이 떠오릅니다. 엑셀 시트를 펼쳐두고, KPI와 타겟층을 적어내려가며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의 불안감은 당연했던 것 같아요. 숫자와 데이터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거든요.
결국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는 차트나 그래프 속 숫자가 아닌, 누군가의 하루 속에 스며드는 순간들이 되어야 하니까요.
우리가 잊고 있던 것
대부분의 콘텐츠 기획안은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타겟 페르소나, 콘텐츠 목적, 예상 KPI… 물론 이런 요소들도 중요하죠.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빠져있는 경우가 많아요. 숫자는 결과일 뿐, 과정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라는 걸 깨달은 건 꽤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진짜 좋은 콘텐츠는 보고서의 차트처럼 올라가는 게 아니라, 마치 향긋한 커피 향처럼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것 같아요.
기획의 본질을 찾아서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작은 카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떠오르네요. 매출이나 팔로워 수를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던 피드들.
그들의 콘텐츠엔 거창한 기획안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거예요.
새로운 방향성 찾기
이제는 조금 다르게 접근합니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이거예요.
“이 콘텐츠가 누군가의 하루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실제로 얼마 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떠오르네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늘 하던 대로 스펙과 장점 위주의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하지만 팀과 이야기를 나누다 방향을 완전히 바꿨죠. 대신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어요. 아침에 일어나 제품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하루를 마무리하며 제품과 함께하는 시간까지.
결과는 놀라웠어요. 단순한 제품 소개보다, 우리의 제품이 누군가의 일상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니 반응이 확실히 달라졌거든요.
진정성 있는 기획의 시작점
콘텐츠 기획의 본질은 결국 ‘공감’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의 일상에 살며시 스며들어, 작은 미소를 짓게 하는 순간.
그래서 요즘은 기획안에 이런 항목을 하나 더 추가했어요.
“이 콘텐츠가 전하는 진심은 무엇인가?”
앞으로의 콘텐츠 기획
콘텐츠 기획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숫자와 데이터는 그 다리가 얼마나 견고한지 알려주는 지표일 뿐이죠.
최근에는 이런 식으로 접근해요. 먼저 전하고 싶은 진심을 정하고, 그다음에 그 진심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거죠.
타겟층 분석도, KPI 설정도 모두 그 다음이에요. 진심이 먼저 없다면, 아무리 멋진 수치를 기록해도 그건 잠깐의 반짝임에 그치고 말 테니까요.
마무리하며
어쩌면 우리는 콘텐츠 기획을 너무 어렵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화려한 문구나 트렌디한 디자인보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더 오래 기억되니까요.
앞으로도 저는 이런 질문을 계속할 것 같아요.
“이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어떤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전하고 싶은 진심이 제대로 담겨있을까?”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진정한 콘텐츠 기획이 아닐까요?